수학 불안감 극복기: 여의도고 지훈이의 이야기
여의도고등학교 2학년 5반 김지훈(가명)은 수학 시간만 되면 손바닥에 땀이 나고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기하와 벡터 단원에 들어가면서 그의 불안은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삼각형 ABC에서 선분 AD는 각 A의 이등분선이다. 점 D에서 BC에 내린 수선의 발을 E라고 할 때, BE:EC = 2:3임을 증명하시오."
이런 문제만 봐도 지훈이의 머릿속은 하얘졌습니다. 증명 문제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멍하니 문제만 바라보다 결국 백지 답안을 제출하곤 했죠.
지훈이의 수학 성적은 2학년 1학기 중간고사에서 점수가 너무 떨어졌습니다. 자신감은 바닥을 쳤고, "나는 수학에 소질이 없어"라는 생각에 사로잡혔습니다.
변화의 계기는 뜻밖의 곳에서 왔습니다.
학원 수학쌤이 지훈이를 따로 불러 이야기를 나누셨습니다.
"지훈아, 넌 수학을 못하는 게 아니라 불안해서 실력 발휘를 못하는 거야. 우리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해보자."
선생님의 제안으로 지훈이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방법들을 시도해 보기로 했습니다.

1. 점진적 노출 요법
- 1주차: 매일 저녁 8시부터 8시 15분까지 수학 문제집 펴고 앉아있기만 하기
- 2주차: 15분 동안 교과서 읽기
- 3주차: 15분 동안 기본 개념 문제 1-2개 풀어보기
- 4주차: 30분으로 시간 늘려 문제 풀기
2. 호흡 조절법
- 매일 아침, 저녁으로 4-7-8 호흡법 연습 (4초 들이마시고, 7초 참고, 8초 내쉬기)
- 수학 문제 풀기 전 항상 3번 깊게 호흡하기
3. 긍정적 자기 대화
- 거울 앞에 "나는 차근차근 수학 실력을 키워갈 수 있다"라고 적어두고 매일 읽기
- 문제 풀다 막힐 때마다 "이건 어려운 게 아니라 아직 익숙하지 않은 것뿐이야"라고 말하기

처음에는 변화가 미미했습니다. 2주차까지는 여전히 수학 문제를 보면 손에 땀이 났고,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하지만 3주차부터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기하와 벡터 단원의 기본 문제를 서서히 혼자 풀어낼 수 있게 되었고, 4주차에는 처음으로 선생님께 질문을 할 용기가 생겼습니다.
"선생님, 벡터의 내적에서 cos θ가 음수가 되는 경우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이렇게 질문하는 자신의 모습에 지훈이도 놀랐습니다.
6주가 지났을 때, 지훈이는 처음으로 수학 모의고사에서 4등급(백분위 60%)을 받았습니다. 완벽한 점수는 아니었지만, 이전의 자신과 비교하면 큰 발전이었습니다.
특히 기하 문제를 정확히 풀어냈을 때의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2학년 2학기 중간고사에서 이전보다 훨씬 성적이 올랐습니다.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지훈이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지훈이의 변화를 본 부모님도 달라지셨습니다. 예전에는 "왜 이것도 못 풀어?"라고 하시던 아버지가 이제는 "오늘은 어떤 문제를 새로 배웠니?"라고 물어보십니다.
지훈이의 이야기는 아직 진행 중입니다. 여전히 어려운 문제 앞에서는 불안감이 올라오지만, 이제는 그 불안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수학은 여전히 어려워요.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두렵지만은 않아요. 천천히, 꾸준히 해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수학과 친해질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지훈이의 수학 여정은 계속됩니다.